* 모든 젊은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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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에게는 구멍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있는 여러분은 그 구멍이 더 큰 사람들입니다.”



신학생이던 시절, 교수 신부님이 수업시간 중 해주신 말씀입니다. 사제가 된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 그냥 좋았던 학창시절이었지만, 한편으로는 혼자 있을 때면 왠지 모를 허전함과 적막감이 느껴졌고, 이를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방황하기도 했지요. 대학교에 가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니 오히려 이 구멍은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나의 생각, 기대, 꿈과는 다른 현실 앞에서 조금씩 어딘지도 모르게 휩쓸려가는 나. 



아마 저 말고도 많은 젊은이들이 이런 고민을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의지, 꿈과는 상관없이 맞닥뜨리는 상황, 사람들. 내 마음에서 나도 모르게 새어나오는 울림이, 외침이 들리는 듯도 하지만 학업, 취업, 결혼과 같은 ‘현실’이라는 골리앗 앞에서,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자꾸만 작아지고 어느새 타협하고 엄한 길을 걷고 있는 자신을 보면 씁쓸할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애써서 시험 준비도 하고, 미래도 설계해보지만 점점 더 불확실해보입니다. 내 앞에 너무도 거대해서 도저히 어찌할 수 없어 보이는 골리앗과 너무도 매혹적인 세이런의 노랫소리에 홀려 본래 나의 마음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러다가 문득 묻게 됩니다. “산다는 게 정말 이런걸까? 이를 위해 여지껏 달려왔을까?” “왜 난 안 행복하지.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인간답게 자유롭게 살고 싶다.” 등등. 복음서에도 이러한 물음을 던진 한 젊은이가 등장합니다.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무슨 선한 일을 해야 합니까?(마태 19,16)”



폴란드의 성인이 이야기하듯이 우리 내면의 울림, 삶에 대한 물음들이 결국은 이 젊은이의 물음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영원한 생명, 그리고 하느님. 



다가오는 주일은 “성소주일”입니다. 성소(聖召), 거룩한 부르심. 우리가 하느님을 찾고 갈망하기 이전에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요한 4,7)”라고요. 그래서 지금 무언가를 갈망하고 있다면, 무엇인지 모를 마음의 구멍을 느낀다면 그리고 방황하고 있다면 누군가 보내는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나’를 만나기를 간절히 원하시는 그 분 말이지요. 


 

그리고 또 여기, 손을 잡고 함께 걸어줄 누군가가 있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인간은 교회가 따라 걸어야하는 일차적이고 근본적인 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이신 분이 인간이 되어 오셔서 인간의 길을 걷고 함께 하셨습니다. 그분,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써 저 역시도 물음을 던지며 무언가를 찾고 있는 여러분과 함께 길을 걷고자 합니다. 목마를 때 물을 주고, 눈물이 날 때 말없이 손수건을 내밀고, 함께 아파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네요. 지금 이 순간 그렇게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기쁘고 행복하시길.




1) 요한 바오로2세, 『전세계의 젊은이들에게(Dilecti Amici)』, 한국천주교주교회의, 4항 참조. 

2) 요한 바오로2세, 『인간의 구원자(Redemptor hominis)』, 성염 역,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79, 14항.




* 성소 담당 수사님 010-7437-3217